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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과 '반도'의 감독으로 유명세를 날린 연상호 감독, 드라마 '지옥'의 예고편이 공개되었을 때부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충격적인 설정으로 유명한 '지옥'이 겨우 열아홉 살에 완성한 작품이고 하는데요, 연상호 감독과 '지옥'에 대해 알아볼까요?
어느날 세상이 예고 없이 초자연적인 존재가 등장하는데요, 이들이 사람들에게 지옥행을 선고하면 그 시간에 맞춰 지옥의 사자들이 나타나 사람들을 심판합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드라마 '지옥'의 설정인데요, 이런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드라마 '지옥'은 동명의 웹툰 '지옥'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요, 그리고 웹툰 지옥은 2004년 공개된 35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지옥-두 개의 삶'을 초기작으로 합니다.
그러니까 드라마 '지옥'은 단편 애니메이션과 웹툰을 거쳐 만들어진 것인데요, 2004년 단편 애니메이션 '지옥-두 개의 삶'이 공개될 당시 거친 편집과 어색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그 충격적인 내용과 연출로 많은 이들에게 연상호 감독의 이름을 강렬하게 남겼죠. 물론 지금은 초기 작품에서 많은 것이 바뀌고 살이 붙어 있는데요, 그럼에도 죽음의 시간이 예고되고 그 시간이 되면 저승사자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된다는 기본 설정은 이야기의 핵심을 자치하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연상호 감독은 원작의 시나리오를 1996년에 썼다고 합니다.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는 악몽을 자주 꿨던 연상호 감독은 그 감정과 이야기를 시나리오에 담았다고 하는데요, 겨우 열아홉 살 때였다고 하네요. 연상호 감독은 후에 '지옥'의 시나리오를 다시 쓰면서 힘들었던 20대를 자주 떠올렸다고 하는데요, 단편을 만들 때면 1인 작업인 데다 제작비도 부족해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만들었고, 35분가량을 만드는데 무려 3년씩 걸릴 수밖에 없었죠. 실제 배우의 연기에 애니메이션을 합성하는 '로토스토코핑' 기법을 쓰면서 직접 연기와 그림까지 담당했으니 무척 힘이 들었을 것 같네요.
결국 옴니버스를 염두에 뒀던 시리즈 제작도 포기했어야 했죠. 연상호 감독의 '지옥'이 특별한 이유는 지옥을 보여주지 않는 건데요. 지옥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기보다는 지옥이 실존하고 지옥에 떨어지는 것을 알았을 때 사람들의 선택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지옥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닌 우리의 현실이 지옥 그 자체이다'라는 엄청나게 우울하고 염세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죠.
연상호 감독이 시선은 거의 전 작품에 걸쳐서 염세적이고 우울한데요, 그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장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은 학교폭력을 충격적으로 다뤘고, '사이비'는 종교, '창'은 군대 문제를 다뤘죠. 그의 시선은 항상 사회의 부정적인 부분을 비추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그에게 현실을 어쩌면 지옥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연상호 감독은 좀비물이나 귀신과 같은 스릴러 호러 설정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회 비판과 그로테스크한 설정을 같은 작품에서 동시에 다룬 적은 많지 않은데, 이번 드라마 '지옥'은 그 둘을 제대로 섞어 정말 제대로 충격적인 작품이 나온 것 같습니다.
토론토 영화제에서 시리즈의 절반인 3화까지의 분량을 묶어서 150분으로 먼저 선보였었는데요, 반응들이 상당히 준수했습니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으로는 CG 퀄리티를 꼽았는데, 지금까지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아 CG 퀄리티보다는 내용과 설정, 배우들의 연기 등이 흥행을 이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연상호 감독은 한국에서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데요, 그러다 보니 많은 비판도 따라 오지만, 독보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네요. '지옥'과 같은 독특한 설정의 드라마가 앞으로 더 많이 나와주면 좋겠습니다.
연상호 프로필
본명 : 황인재
나이 : 1978년 12월 25일
고향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직업 : 영화감독, 애니메이션 감독
활동 기간 : 1997년 ~
학력 : 상명대학교 서양화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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