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2022년 첫 번째로 개봉한 한국 영화 <경관의 피>를 보고 왔습니다. 할리우드 영화들이 한국의 박스오피스를 장악했지만 <경관의 피>는 꿋꿋하게 개봉했습니다. 개봉하기 전부터 최우식이 과연 연기 변신을 잘할까 관심이 많이 갔던 영화였고 조진웅의 무게 있는 연기가 주목을 받을 거라 기대된 작품으로, 개인적으로도 꼭 봐야겠다 생각했던 영화입니다. 과연 2022년 첫 번째로 개봉한 한국 범죄 액션 영화 <경관의 피>, 어땠을까요?
<경관의 피> 줄거리
경찰 최민재(최우식 분)는 원칙주의자이고 융통성이 없습니다. 최민재는 잠복수사를 하면서 잡은 범인의 공판에서 선배 경찰이 구타와 강압적인 수사를 했다고 밝힐 만큼 직진하는 외골수적인 면이 있는 경찰입니다. 이런 최민재를 눈여겨봤던 황인호 계장은 최민재에게 임무를 줍니다. 그에게 내린 임무는 언더커버를 해서 광역수사대 박강윤 반장의 행적을 황인호에게 보고하는 임무였습니다. 박강윤 반장은 마약 관련 범죄자와의 내통이 의심되는 인물입니다.
이 임무를 하겠다고 수락한 최민재는 박강윤 반장의 팀원으로 들어가 함께 수사를 진행하게 되는데, 박강윤 반장은 경찰이라 보기 어려울 정도로 사치를 즐겼고, 그의 이런 사치스럽고 기업가스러운 라이프 스타일은 그가 범죄자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합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최민재의 언더커버 정체가 박강윤 반장에게 들키고 맙니다. 박강윤 반장을 둘러싼 진실이 무엇일까요? 그리고 정체가 드러난 경찰 최민재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요?
<경관의 피> 리뷰
1. 전반적으로
영화 <경관의 피>는 경찰 아버지 때부터 시작된 사건이 경찰 아들 최민재에게까지 연결이 되고, 진실은 숨겨진 가운데 벌어지는 사건들의 이야기입니다. 조진웅과 최우식을 비롯해 <경관의 피>에 출연한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났습니다. 하지만 영화 전체의 연출이나 특별하지 않은 반전, 사운드, 어색한 감정선 등 아쉬운 점도 많이 보였던 영화였습니다. 완전히 주관적인 관점으로 영화 <경관의 피>에 대한 솔직한 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2. 스토리는 흥미롭다
영화 <경관의 피>의 원작은 흥행에 성공한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미스터리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인 만큼 스토리 자체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최민재(최우식 분)의 주변 인물들인 박강윤 반장과 황인호 계장의 실체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을 하게 되는데, 이들을 둘러싼 진실이 서서히 밝혀지는 과정이 매우 기억에 남습니다. 박강윤 반장과 황인호 계장을 비롯해 다른 등장인물들이 선인인지 악인인지 구별할 수 없게 만들다가 영화 후반에 가서야 밝혀지는데, 미스터리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답게 내용을 추론하면서 영화를 보는 재미가 매우 컸습니다.
3. 원작은 일본 소설
영화 <경관의 피>의 원작은 일본 작가 사사키 조가 2008년에 집필한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 소설은 일본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고 하며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미스터리 범죄 장르로써 성공을 거뒀다고 하네요.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나 우리나라에서 영화로 만들어졌는데요, 원작은 3대에 걸친 경찰 집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데, 내용이 무척 방대해 이번 영화에서는 그중에서 손자의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합니다.
4. 편집이 아쉽다
일반적인 영화들을 볼 때 관객들은 편집점을 거의 눈치채지 못하도록 화면을 구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닌 이상 구도의 전환이나 쇼트의 변화 등을 알아채기가 상당히 힘든데, <경관의 피>는 영화 처음부터 눈에 띄는 편집을 사용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장면에서 흔들리는 촬영 방식으로 화면의 줌 인과 줌 아웃을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촬영 방식은 액션 장면에서만 사용한 게 아니라 적막한 분위기에서 황인호 계장이 최민재에게 언더커버 임무를 제안할 때도 사용해 영화에 몰입을 전혀 할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편집점은 지나치게 짧아 불과 몇 초 안 되는 동안에도 쇼트가 수없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런 연출을 통해 영화의 속도감을 높이려는 의도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너무 정신이 없더라고요.
게다가 인물의 서사와 감정을 실감 나게 보여주려는 의도로 연출을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과한 편집으로 인해 영화가 분산되었다고나 할까요? 집중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의미 없는 전화 장면도 그렇고, 그냥 조용히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도 다른 영화에서는 클라이맥스에서나 볼 수 있는 연출 방식이 사용돼 어색하고 과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런 요소들로 인해 인물들의 감정의 흐름도 맥락이 전혀 없는데 갑자기 빠른 장면으로 전환해,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공감을 느끼기도 전에 감동과 분노의 극과 극을 마구 오가는 느낌입니다.
5. 과유불급 사운드
영화에서 사운드는 영화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필수적인 요소로 사운드가 빛을 발하기 위해선 영화의 서사와 분위기를 띄우는 연출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경관의 피>는 1차원적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킵니다.
이야기의 맥락에 맞지도 않는데 분위기가 살짝만이라도 긴장감이 필요한 장면이라면 여지없이 엄청나게 큰 볼륨의 음악을 깔았습니다. 그러다가 긴장감이 사라지면 또 여지없이 갑자기 음악이 꺼집니다. 사운드의 볼륨이 적당한 상황에서 사라진다면 자연스러울 텐데 순식간에 조용해지는 연출은 오히려 피곤하고 이질감만 높인 것 같습니다. 영화 내내 이런 사운드의 연출, 서사의 전개와 무관해 보이는 갑작스러운 볼륨의 증폭이 많아 영화의 좋은 내용을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운 느낌이 듭니다.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려면 여러 정보가 필요한데, 이런 정보들도 거의 다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전달합니다. 문제는 대사를 전달할 때마저도 배경음악의 엄청난 볼륨 때문에 대사를 이해하기 힘들었고, 특히 홍기준과 박희준의 대사가 들리지 않아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 <경관의 피>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아쉬운 점이 많았던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 최우식, 조진웅, 박희순, 권율 등 연기력에는 빠지지 않는 배우들이고, 이야기 자체도 재미있는 내용이긴 합니다. 미스터리나 추리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영화를 보셔도 시간낭비는 아닐 것 같네요.
2022.01.06 - [영화이야기] - 영화 <특송>, 프리뷰, 재미있나! (<특송>정보, 줄거리, 개봉일, 등장인물, 출연진, 박소담, 김의성,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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