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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야기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 그가 위기에도 직원을 줄이지 않은 이유!

by Blue Bloods 2021. 7. 6.

박상환 회장

바이러스로 우리 모두가 힘들지만 유독 더 힘든 날을 보내고 있을 여행업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께 작게나마 위로가 되는 글이길 바랍니다. 현재 하나투어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박상환이라는 인물인데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 박상환 회장에 대해 짧은 소개를 먼저 드리면 이분이 지금 개인으로는 최대 주주이자 하나투어를 창업한 사람으로 대한민국 여행업계에서는 송해 선생님 같은 분이라고 합니다. 사실 박상환 회장이 하나투어를 창업하기 전 우종운 회장과 모두 투어 공동 창업자로 있었는데 서로의 경영 스타일이 맞지 않아 박상환 회장이 따로 나와 창업한 여행사가 지금의 하나투어가 됐죠. 참고로 그의 경력을 직관적으로 느껴보자면 1980년대 초 외화유출 방지와 간첩과 접촉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해외여행을 제한하고 있었던 전두환 대통령 시절부터라고 합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약 40년 동안 여행업을 해오고 있는 그는 당연히 지금과 같은 악재를 여러 번 겪어왔다고 하며 그래서 과거 그가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밝혔던 1997년 IMF 경제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 두 사건을 짧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1994년 여행사를 창업한 그는 직원들과 하나가 되어 회사를 운영해 보겠다고 사명을 '국진 여행사'에서 '하나 투어'로 바꿨는데 1년 뒤 기가 막히게 IMF가 터져버리게 됩니다.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IMF 외환위기는 달러가 부족해서 발생한 일이죠. IMF에 접어들자 환율이 1,900원을  돌파하더니 정부와 언론에서는 달러를 절약해 달라고 호소하기 시작했고 '달러를 아낍시다',  '외화절약 실천 범국민운동본부 출범',  심지어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에서는 '묻고 떠블로 가'의 김응수가 딴따라가 자판기에서 팹시를 뽑는 모습에 "국산품 좀 애용해라, 이 자식아!"라고 면박을 주는 장면도 있었을 만큼 당시는 해외여행하는 사람은 외제품을 선호하는 사람에 이어 매국노 베스트 2위에 오를 정도로 외화절약, 국산품 애용이라는 사회적 인식과 함께 해외여행을 자제하자는 분위기도 커지면서 지금처럼 여행 수요가 급격하게 줄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가 인터뷰에서 했던 얘기를 빌리자면 패키지 여행객을 한 명도 모객 하지 못하는 날이 수두룩했고 그로 인해 여행 상품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했다며 외환위기가 한창이었던 1998년 초 해외 여행객이 전년도 대비 95%가 줄었던 적도 있었다고 밝힌 적이 있었습니다.

 

이는 비교 데이터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올해 2분기 하나투어 매출이 작년 대비 95% 줄은 것과 같은 수치죠. 결과적으로 당시 가장 큰 여행사였던 온누리 여행사마저 부도를 맞아버리게 되면서 여행업의 종말론이 기사화되기도 했는데 이때 박상환 회장은 "외환위기로 여행 수요가 급락한 것처럼 여행 산업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사건 사고에 민감한 건 사실이지만 이를 반대로 생각해 보면요 IMF 경제위기만 끝난다면 여행객은 다시 폭발적으로 늘어난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싶어 대부분의 여행사가 직원을 감축하고 있을 때 월급은 줄였지만 단 한 명의 직원도 내보내지 않았다."라고 하며 이로 인해 여행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 한 1998년 중반부터는 직원을 줄였기 때문에 여행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던 다른 경쟁사들과는 달리 하나투어는 모든 손님을 케어할 수 있게 되면서 제일 힘들었던 시기에 업계 1위에 오르게 됩니다.

 

두 번째 악재는 2008년에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당시도 IMF와 마찬가지로 환율은 폭등했고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여 개인의 재산 가치가 하락하게 되면서 기본적으로 여행하기 부담스러운 시기였는데 2009년에는 신종 인플루엔자까지 발생하여 2000년대에 들어와 하나투어는 처음으로 적자를 마주하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2007년 대비 30% 손님이 줄었죠. 이후 장사가 안 되자 그는 돈 나가는 걸 최소화하기 위해 쓸데없는 지출을 줄여 나가는데 특히 그가 외근을 많이 해서 집무실을 비울 때가 많아 뒤 집무실을 회의실로 사용했습니다. 이마저도 부족했는지 아예 회장실을 없애버리고 직원들이 있는 곳으로 나와 고정 지출을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2년을 버틴 끝에 하나투어는 2010년 금융위기와 인플루엔자 이전 이익으로 돌아오게 되며 하나투어 이용자는 처음으로 170만 명을 돌파하게 됐죠.

 

두 사건 이외에도 사스, 메르스, 동일본 지진과 같이 사실 악재는 항상 생기고 없어지고를 반복했었습니다. 그저 박상환 회장이 IMF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금융위기 때 버티고 다시 일어난 사례를 통해 지금의 바이러스 시기도 조만간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 일도 없었던 때로 돌아가 여행은 다시 뛰기 시작할 것이며 개인적으로 환율도 그렇게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여행을 안 간 게 아니라 못 간 것이기 때문에 여행업계는 다른 어떤 산업보다 더 뜨거워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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